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이 제법 쌓여있었다.
하루 종일 선더버드는 운행 중지였지만 나는 다음날 기차를 타기 때문에 걱정은 그만하고 가나자와의 설경을 즐기기로 했다

역에 갔더니 특급 선더버드(오사카 방면)와 특급 시라사기(나고야 방면) 모두 운휴였다. 꼭 오사카와 나고야로 가야 하는 사람은 호쿠리쿠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서 도카이도 신칸센으로 갈아타라는데.. 철도 요금 비싼 일본에서 도쿄로 돌아가면 돈이 엄청 깨진다.
그리고 저 게시물 읽고 있는데 토카이테레비 뉴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이것저것 대답하다가 현타 와서 그냥 안 하겠다고 했다. 얼굴 팔리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취소될지 모르지만 일단 다음날 탈 교토행 선더버드를 예약했다❣️
원래는 후쿠이에 내려 소스카츠동을 먹으려 했는데 눈 때문에 호쿠리쿠 탈출이 우선이었다. 후쿠이는 나중에 가보는 걸루🥲

관광을 위해 1일 프리 버스 승차권을 샀다. 800엔인데 버스 4번 이상 타면 본전은 뽑는 것. IC카드 쓸 수 없는 버스도 있어서 이거 한 장 사면 현금 없이 버스 편하게 탈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다.
뒷문으로 타서 내릴 때 운전수씨에게 승차권을 보여드리면 된다.

첫 목적지는 겐로쿠엔이다.
일본 3대 정원이고 가나자와 필수 코스다.
나머지 두 정원은 이바라키에 있는 偕楽園(가이라쿠엔), 오카야마에 있는 後楽園(고라쿠엔)이랍니다.

이날 기온이 영하 1도였는데 뉴스에서 ‘이번 겨울 최강한파’라고 하면서 오바하더라.. 그 정도로 추운 건 아닌디라🙄
그다지 춥지 않은데 눈이 녹지 않아서 돌아다니기 나쁘지 않았다

존예.. 사계절 다 와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많았다

겐로쿠엔의 상징적인 모습
저 석등이 포인트인데요..

중국인에게 부탁했더니 사진을 이렇게 찍어주셨다
비록 석등은 가렸지만 내가 잘 나온 거 같아서 만족.
(지금 카톡 프로필 사진이여요)

겐로쿠엔 안에 경치를 즐기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눕지 말라는 픽토그램이 귀엽다.
여름에 여기 누워서 낮잠 자면 얼마나 좋을까?

(대기실 풍경입니다)

녹차에 화과자(300엔 정도)
둘 다 특별한 맛은 아니다
내 왼쪽으로 대만인 2명과 나고야에서 온 일본인
마주 보는 방향에 싱가포르인 3명이 앉았다
차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오랜만에 여행객이 된 느낌이라 좋았다. 일본어 할 수 있는 입장이라 나한테 일본은 솔직히 다른 나라라고 하기보다는 부산이나 제주도에 가는 감각으로 가는 곳이다.
일정 초반 혼자 여행했던 고베에도 여행객이 많지만 이렇게 교류할 일은 없어서 이 짧은 만남이 즐거웠다.
(이후 시내 곳곳에서 이 사람들을 마주쳤다)

차를 다 마실 때쯤 창을 활짝 열어 준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가족들이 있어서 찍어드리고 스몰톡을 나눴다. 자기들끼리 광동어로 대화하길래 好凍啊~今日落大雪啊~(넘 추워요~ 오늘 눈이 많이 내리네요~)라고 광동어로 말을 걸었더니 깜짝 놀라며 좋아하시더라.
왜 광동어 배웠냐, 한국에서 무슨 일 하냐 같은 취조를 당하고 아저씨가 사진 찍자고 해서 같이 찍었다. 헤어질 때 홍콩 영화 첨밀밀 보고 배운 恭喜發財 萬事如意도 말해봤다. 돈 많이 버시고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되시길 빌어용

겐로쿠엔에서 가나자와 성으로 가려면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한다. 다리 아래는 해자였던 곳을 메워 도로로 쓰고 있는 곳이다.

스탬프 투어 도전❣️

가나자와 성은 화재로 다 타버리고 남은 터에 오랜 기간 가나자와 대학 캠퍼스가 자리잡고 있었댄다. 성을 복원하기 위해 캠퍼스를 이전하고 지금 모습으로 재건했다고.
그래서 건물이 정말 새것 같았다
새로 지은 건물에는 관심이 없고 石垣 석축이 훌륭한 성이라고 들어서 여기저기 쏘다니며 석축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가운데 둥그런 모양이 보여서 신기했고

모서리에 칼각으로 쌓은 게 멋졌다
스탬프를 순조롭게 모아가고 있었는데, 안내소 할아버지가 지진 피해로 어느 구간의 통행을 막아놨다고 하는거..
성 밖으로 나가 빙 돌아서 나머지 구간을 봐야하는데 발이 시려워서 스탬프 모으기를 포기할까 고민했다

일단 밥 먹고 생각해보기루
눈이 녹기 시작해서 길이 질척질척해서 걷기 힘들다🥲

근처에 오우미쵸 시장이 있고, 여긴 해산물 먹는 곳인데 저녁 메뉴를 고려해서 낮엔 가나자와 카레를 먹었다.

엄청 짠 카레 위에 돈까스가 올라가있다
가나자와 카레의 특징은 금속제 그릇, 돈까스, 양배추채. 카레랑 양배추를 비벼야 간이 좀 약해진다.. 극강의 짠맛. 기대 안했던 돈까스 퀄리티가 되게 좋았다

토치기산 딸기가 엄청 신선하고 맛있어 보였다. 그치만 토치기는 후쿠시마랑 가까워서 먹을 수 없다(혼자만의 일본 음식 고르는 기준이 있습니더.. 관동 갈 땐 맘 편하게 편의점 즉석식품 안 먹고..)

스탬프투어는 기왕 시작한 것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남은 스탬프는 두 개인데 그곳으로 가려면 오야마신사를 통과해서 가야한다

재미있는 부적 구경👀
키티 부적이 있네

또 다시 다리를 건너 가나자와 성으로 간다.
최근에 복원했다는 네즈미타몬鼠多門, 여기서 스탬프 하나 받고

교쿠센인마루 공원✨
초록초록할 때 오면 더 예뻤겠다

스탬프를 모두 모아 캔뱃지를 받았다❣️
대단한 상품은 아니지만 목적을 두고 성을 돌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갑분 쇼핑👀
아페쎄 세일이라고 쓰여있어 홀린듯이 들어가서 호다닥 결제했다. 세일+면세+엔저로 한국 가격 반값도 안되게 샀다.
안 사면 공짜지만 사서 엄청 잘 입고 있다

4고 기념관에 왔는데 지진 피해로 휴관😭
지진에 폭설에 쉽지 않다 가나자와 여행

건물 바깥만 둘러보고 기념품 가게에서 마스킹 테이프만 사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 먹으러 노토메구리에 왔다. 여기도 터치패널로 주문하는 회전초밥집인데 전날 간 모리모리즈시보다 여기가 낫다. 가격은 좀 더 비싼데 네타 퀄리티가 더 좋고 샤리도 퐁신퐁신하다
제일 맛있었던 접시는 塩レモン3貫盛り
레몬이랑 소금으로만 먹는 노도구로, 아오리이까, 마다이로 셋 다 좋아하는 네타라서 행복하게 먹었다..
쓰는 지금도 침이 주르륵

그리고 연어도 윤기가 좔좔 흐른다
쿠라즈시에서 먹은 연어가 너——무 비렸어서 여기서 리벤지 했음
여긴 부모님 모시고 가고 싶은 집이고 이 집 때문이라도 가나자와에 다시 가고 싶다.

귀국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이 아까워 쇼핑몰을 돌고 돌았다. 요즘엔 찾기 힘든 ご当地キティ. 겐로쿠엔 한정이 있어서 사고 싶었지만 실용성 0이라 내려놓았다

또 보는 분수 시계와

라이트업 츠즈미몬

서점에서 만난 논노 전속 모델인 노기자카46의 엔도 사쿠라짱
현재 활동 중인 일본 여돌 중에 제일 예쁜 것 같다.. 최애는 다른 애지만 말이다
기차가 다음날도 운휴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했다.
1. 신칸센으로 도쿄 경유 교토 가기
2. 귀국편 비행기 취소하고 근처 고마쓰 공항에서 귀국하기
둘 다 돈지랄하는 건데 집에는 가야하니..
다음날 무사히 기차가 운행하기를 바라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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