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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 싱가포르 여행

싱가포르 3박 4일 여행 Ep.1


(사진 짱 많음 주의, 여행 정보 없음 주의)


마지막 해외에 간 것은 19년 가을에 후쿠오카 원정 덕질이었다. 1박 2일로 부담없이 가볍게 다녀왔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2020년 2월에 최애 그룹의 5주년 콘서트를 보러 가려고 모든 걸 다 예약했었는데 코로나쉑 때문에 가질 못했다. 콘서트는 취소됐지만,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일본 소속사로부터 환불은 받지 못했다. 국제 우편으로 우편환을 받아서 그걸 일본 우체국에 찾아가서 현금으로 바꾸는 시스템인데, 국경이 닫힌걸요.. 서랍장에 티켓만 고이 모셔놓고 있음. (참고로 지금은 최애멤버가 탈퇴한 관계로 해당 그룹 덕질을 그만뒀다)


원래는 엄마랑 괌에 가려고 했었는데, 달러가 미친듯이 비싸지고, 휴양지에서 쉬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추석에 싱가포르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싱가포르로 여행지를 정하는 데에는 즐겨 보던 넷플릭스 Somebody Feed Phil에 싱가포르 편이 나온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쇼에서 보이는 싱가포르는 거리가 깨끗해 보이고, 음식이 맛있어 보이고, 비행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아서 엄마랑 둘이 여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를 편하게 여행시켜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많이 찾아보며 일정을 정했고, 미리 정해놓은 식당도 실패한 곳 없이 모두 좋았다.


엄마는 광주, 나는 구리에 살기 때문에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바로 보기로 했다. 새벽 2시에 유스퀘어에서 엄마는 출발했고, 나는 4시에 택시를 타고 망우역에 갔다.

형이 엄마를 터미널까지 태워다주겠다고 하더니 잠들어서 엄마도 택시를 타고 갔다고 한다. 택시 탔다는 엄마 이야기 듣고 빵터짐. 직업이 둘이고 아들도 둘인 형이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짠하기도 했다.


공항리무진 6100번
망우역 코앞에서 3년을 살았는데 공항에 갈 때 편하게 가서 참 좋았다. 7호선 라인따라 쭉 올라가다가 수락산에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공항까지 간다. 새벽이라 2시간이 안 걸리더라


엄마랑 공항에서 만나서 체크인부터 했다.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하고 와서 티켓을 받고, 수하물만 보내서 금방 끝났다.

겨울 외투를 맡기려고 했는데, 알아왔던 곳들이 문을 닫하서 멘붕.. 그대로 들고 싱가포르에 가기로 했다

출국심사를 통과하고
1. 유심칩 수령하기
2. 면세품 수령하기
3. 아침 먹기

순으로 해결했다. 형수가 부탁한 면세품이 부피가 엄청나게 커서 난감했는데, 다행이 무리 없이 모두 수트케이스에 담아올 수 있었다.


면세품ㅎ
진짜 개 무거웠다

뚱바는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거라며 어디선가 사왔다. 내가 아침을 맛있게 못 먹었다면서. 입대하던 날 바나나 우유 하나 먹고 들어갔던 생각이 난다는 이야기도 했다.


우리가 탄 싱가포르항공 SQ607


기내식은 치킨 스테이크에 매시드 포테이토.
특이하게 비스킷을 준다.

엄마는 짜장밥을 먹었다. 지독한 한식 러버..


생각보다 입국 절차가 간단했고, 짐도 금방 나왔다.
도착해서 30분만에 탈출한듯


한국에서 미리 설치해 둔 그랩으로 택시를 잡고, 5번 포인트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근데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봤더니 내가 택시를 2번 포인트로 불렀던 것🥲 2번 포인트는 반대편 터미널에 있어서 죄송하지만 콜을 취소하고 다시 택시를 불렀다.


택시 타고 편하게 편하게. 이번 여행에 택시비가 15만원 나왔다고 하면 믿으실래요..? 대중교통 한 번도 안 탄 해외여행은 처음이다.

공항에서 칼튼호텔까지 대략 18싱달이 들었다. 짐도 많고 피곤했는데 택시타길 잘했음

엄마는 내가 택시기사랑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신기하다. 살면서 직살나게 영어 공부한 적이 없는데 왜 듣고 말하게 됐을까?


그리고 면세 오픈✨
르 라보의 베르가못22 100ml를 19.9만원에 샀다. 완전 거저 산 것 아닌가요?!

평소에 쓰는 1.4만원짜리 록시땅 립밤은 3개짜리 세트를 1.9만원에 샀다. 개이득🐶



우리 호텔
20만원대 호텔인데 위치도 좋고, 객실도 깨끗하다

창 밖으로는 싱가포르 경영 대학과 국립 박물관이 보인다. 살짝 비가 내려서 날이 흐렸음

피곤해서 방에서 잠시 쉬었다


싱가포르는 신기하게 건물 앞 보도에 이런 지붕이 씌워져있다. 비가 자주 오는 곳이라 그런 거겠죠?

햇빛도 피하며 저녁 먹을 식당으로 걸어갔다


걸어서 걸어서 가는 길에 본 무지개 건물✨
무슨 관청이었는데 기억은 나질 않는다. 그렇지만 예뻐서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저녁 먹기에 조금은 이른 시간이었는데 웨이팅이 있었다. 대기 중에 주문을 먼저 할 수 있어서 해봤다.

바쿠테, 막창 조림, 빡초이 볶음, 흰 밥, 콜라


바쿠테는 하나만 시키길 잘했다. 국물이 줄었다 싶으면 어느샌가 직원이 다가와 채워준다. 그리고 대창 조림은 중국 특유의 향이 났다. 재작년 여름에 제주에서 먹은 홍콩식 닭발 조림이 생각나는 맛. 빡초이는 빡초이다

자리에서 계산하는데 거스름돈 안 가져다 줘서 말하니까 그제서야 가져다 주더라. 돈 안 띠어 먹히그든여!


싱가포르 강을 따라 올라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벤치에 앉았다. 나는 라이치맛, 엄마는 바닐라맛을 골랐다. 알고 보니 여기는 녹차 맛이 유명한 집이었지만 상관없다. 난 며칠 뒤에 도쿄에 가니까. 츠지리에 가서 말차 파르페를 먹을 것이다

여기 아이스크림은 생각이 안난다. 무난한 맛이었는듯


평범하게 생겼죠?
맛도 그래요


클락키✨
이쁜진 모르겠다

유람선 타야해서 왔지만, 그 목적이 아니라면 올 필요가 없다. 여기 말고도 예쁜 곳이 많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둔 리버 크루즈를 탔다. 싱가포르 강을 따라 마리나 베이를 한 바퀴 돌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클룩으로 미리 예약하고 갔는데, 현장 발권보다 싼지는 모르겠다.

천천히 다니면서 음성 방송으로 싱가포르의 역사나 건물의 약력에 대해 소개해준다. 영어라서 듣고 엄마한테 동시통역 해주느라 바빴다


풀러턴 호텔을 지나 마리나베이로 나오면 오른편에 멀라이언이 보인다. 힘차게 물을 뿜고 있는데 24시간 활동하는 것 같다.

멀라이언 뒤로는 중심업무지구가 있어서 고층건물의 불빛과 멀라이언이 같이 보이는 모습이 아주 도시적이었다.

다음날 저길 간단 말이지


그리고 유람선은 마리나 베이 샌즈 쪽으로 방향을 돌려 가까워진다. 사진에 담기지 않는 거대함! 63빌딩만한 건물 3동이 커다란 수영장을 떠받치고 있다.

출발 전에 건축학자 유현준 교수의 싱가포르 여행기를 보고 왔다. 건축학적으로 이 건물이 지닌 상징을 듣고 와서 그런지 경외감이 더 커졌다


다시 유람선은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갔다. 첫날 유람선을 타니 주요 랜드마크의 위치와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여행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마지막날 이걸 탔으면 감동이 덜했을 것 같다. 혹시 이 유람선을 타겠다면 첫날, 해가 질 무렵에 타는 걸 추천하겠다.


체력은 이미 끝이 났지만, 엄마에게 더 좋은 걸 보여주고 싶어서 숙소까지 걸어가자고 했다. (엄마는 나보다 체력이 더 좋다)

내셔널 갤러리 일원에서 Light to Night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식민지 시절 건물에 영상을 쏘는 그런.. 나만 감흥이 없나!


여기 엄마가 가까이 가서 보고 싶어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냥 가자고 했던 게 마음에 걸린다. 근데 진짜 별게 아닌 것 같았어..


돌아와서 씻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 모양이 볼만 했음🔥



아침은 카야 토스트를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호텔 앞 래플스 시티에 있는 야쿤 토스트에 갔다. 혼자 나와서 포장해갔다. 다녀오는 잠깐의 시간 동안 에어팟 끼고 음악을 들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짜잔


오쁜✨

카야토스트 처음 먹어봤는데 코코넛 맛이었구나. 수란은 생각보다 느끼하구나. 싱가포르 커피는 맛이 없구나.


다 먹고 나니 속이 늑늑해서 첫날 편의점에서 사 온 신라면 하나 텄다. 워따메


브이로그에서만 보던 초바니도 먹어봤다.
왜 두 개 샀을까


택시 타고 이동이동


원 풀러턴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모습.
몇 걸음 더 나아가면 마리나베이가 모두 보일 것을 기대하게 된다.

날씨도 오져줬다


오늘도 힘차게 물을 뿜고 있는 멀라이언씨

여기서 사진을 오만장 찍었는데, 엄마가 햇빛 때문에 화면이 잘 안 보여도 날 잘 찍어주고 싶어서 엄청 애썼다.


잘 찍어줘서 고마워 엄마

둘 사진을 찍고 싶어서 일본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흔쾌히 들어주고 좋은 카메라도 가지고 있어서 기대했는데 나중에 보니 너무 대충 찍어줬더라.

나는 진짜 열과 성을 다해 찍어줬는디


이게 제일 맘에 든다
프사에 걸어놓을까 고민 중


12시에 예약한 팜비치 씨푸드 레스토랑에 갔다. 점보 씨푸드가 유명하긴 하지만, 여기가 더 깨끗해 보여서 선택해봄. 싯가라는 게 무섭긴 하지만서도🙄


かぼす 같은 게 들어 있는 손 씻는 물. 엄마가 마시는 거냐고 물어봐서 손 씻는 물이라고 알려줬다.

여행을 나오니 엄마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금 귀찮기도 했지만, 엄마는 내게 모든 걸 알려준 사람이니까 그때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보기로


(이런 거 다들 찍더라고요^^)


처음 나온 아몬드 어쩌고 프론
개맛있다.. 둘이 가서 배가 터질지언정 이거는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다빠오 라는 매직워드가 있은게로


1.6kg짜리 게, 지인짜 크다.
게를 본 엄마가 소녀처럼 좋아했다

다 좋은데 냉방이 너무 세서 음식이 급속도로 식어갔다. 식사 마칠 때 쯤 게가 차가워졌음.

꼭 에어컨 바람이 닿지 않는 자리에 앉으세요..


알알이 살아있는 그런 볶음밥이다.
근데 또 기름이 떡칠된 느끼한 볶음밥은 아니고 고소하다

아몬드 프론의 남은 소스에 밥을 비볐는데 개맛있다

홍콩 죽가장 생각이 나더라
그것도 이제 11년 전인가


택시를 타고 마리나 베이 샌즈 몰에 왔다.
토끼의 해라고 토끼로 내부를 장식했다.

싱가포르는 구정을 Lunar New Year라고 하더라.


타사키에 가서 엄마 반지, 귀고리를 봤다.
너무 예쁘더라. 귀고리가 300만원이면 생신 선물로 사드리려 했는데 520이더라^^..


바샤 커피에서 커피를 샀다

대체 왜 마실 곳도 없으면서 커피를 파는 것인가
왜 몰에 벤치 하나 없는 것인가


이런 설탕 막대를 넣어서 젓고, 휘핑 크림을 넣어서 얼큰하게 먹었다. 30도나 되는 날씨에 야외에서 먹었더니 땀이 줄줄 나더라. 이열치열 했어요


이제 걸어서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호텔 건물을 뚫고 지나가면 이런 수퍼트리 군락이 보인다. 아바타 같은 외계 행성에 놀러온 기분이다


1인에 왕복 3불인 셔틀을 탔다. 우리의 체력은 소중하니께라


생각보다 일찍 왔고, 점심 이후로 앉질 못해서 쉑쉑에 들어왔다. 엄마는 밀크쉐이크 나는 라이치 레모네이드🍋

라이치 처돌이 ㅇㅇ

쉑쉑은 지역별로 익스클루시브 메뉴가 있는데 싱가포르는 판단 쉐이크더라. 땡기지 않아..


실내 정원 1
<플라워 돔>

꽃이 정말 많은데 한국에서 보지 못한 종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딱히 좋은지 모르겠고 엄마는 꽃이 예쁘다고 사진 오조오억장 찍었다. 사진 클래스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구정 시즌이라 내부가 중국풍으로 꾸며져있었다. 이런거 싫고 그냥 평소 모습을 보고 싶었다


실내 정원 2
<클라우드 포레스트>

여기는 엄청 기대하고 왔는데.. 아바타 컨셉으로..
하. 아바타 1, 2 둘 다 안 본 사람으로서 진짜 모를

사람이 엄청 많고 복잡해서 어지럽고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다ㅜㅜ



잠시 스벅에서 나도 핸드폰도 충전 타임을 가졌다.

옆자리 사람들이 홍콩 사람들인지 광동어로 이야기하길래 你哋香港嚟㗎?(너희 홍콩에서 왔니?)라고 말을 걸어봤다. 얕은 광동어로 대화를 하다가 답답해서 영어로 이야길 이어갔다.

내가 홍콩에서 직장생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집값 이야기를 하더라. 2000불을 집세로 낼 각오를 해야 한다고

다음 일정이 있어서 아쉽게 일어났고, 헤어질 때 新年快樂과 恭喜發財를 외쳤다. 첨밀밀에서 장만옥이랑 여명이 말하는 것 들었지롱.

엄마는 내가 영어도 하고 일본어도 하고 광동어도 하는 게 신기하단다. 정치외교학과에 갔어야 했다고..


이거 때문에 19:45까지 여기 남아있었는데^^
진짜 별 거 없더라. 엄마도 나랑 같은 생각이어서 사람들 쏟아져 나오기 전에 택시를 잡자고 했다.

일찍 나온 거 후회 1도 없음


라우 파 삿 거리에 왔다
도로를 막고 그 위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는다. 길가에는 사테 집이 늘어섰고, 옆으로는 큰 호커 센터가 있다.

뭐든 다 먹을 수 있는 곳이지만 테이블을 차지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도 테이블을 찾아 헤매는데 한국인 커플이 우릴 부르더니 자기들 다 먹었으니 그 자리에 앉으라고 해줘서 겨우 자리를 잡았다.

한국인의 정..!
그리고 7&8번 집에서 주문을 하라는 꿀팁도 알려줬다.

불친절한 곳이었지만 주문은 잘 했고 엄마가 야채 볶음이 먹고 싶다고 해서 호커센터로 갔다


여행객들도 많지만,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도 많았다. 퇴근하고 저녁을 해결하거나 모임을 하는 모습이었다.

난 싱가포르에 또 간다고 해도 여긴 안 갈 것 같다^^.. 시끌벅쩍한 곳 존낸쉬름


세트 A
다들 이걸 시키는 것 같더라

맥주 좋아하는 사람은 여길 와도 좋을 것 같고, 나처럼 술 안 먹는 사람은 다른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도 다 먹을 때쯤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7&8번 집에서 주문하라고 알려줬다.

그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한테 자리를 넘겨주고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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