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 클비와 함께 하얼빈에 다녀왔다.
우리는 서로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어서 한 명 죽으면 나머지 두 명도 같이 묻혀야 하는 순장 메이트 관계로 서로에게 무한 동력 도파민 투여기 같은 존재다. 3박 4일 동안 도파민에 절여져 지내다 왔다는 소리입니다🙄

동화에게 양도 받은 치이카와도 함께합니다❤️

기내에서 팥•율무 음료수가 있어서 마셔봤다. 팥죽을 100배 희석한 느낌이랄까? 텁텁하지 않아서 맛있었다. 그렇지만 귀국할 땐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수속도 금방, 짐 찾는 것도 금방
띠디를 불러서 網約車를 찾아갔다(간체자는 못 써요..)

이렇게 모니터에 도착한 차량의 번호를 알려줘서 기다렸다가 보고 나가면 된다. 그치만 띠디 앱은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편이 더 편하지 않나 싶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30분)
호텔은 합서 지역에 있는 힐튼 가든 인 하얼빈 하시(Hilton Garden Inn Harbin Haxi)였다. 3박에 45만원이고 세 명이서 잘 수 있게 소파를 간이 침대로 바꿔주셨다.
가격 대비 룸 컨디션이 좋았고, 아쉬운 점은 하얼빈 주요 관광지까지 택시로 30분 더 가야 했다는 점?

방에 가자마자 메이투안(배달 앱)으로 차지 밀크티를 주문했다. 그래 이 맛이야,,

중티 쩌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가 스르륵 잠들었다.
2월 말에 지홍이 집에서 셋이 놀다가 내가 먼저 잠들었는데 그날 이후로 허리가 박살이 나서 한 달을 고생했었다. 혹시 쟤네 둘이 내가 자는 동안 나한테 데스드랍이라도 한 것 아닌지 너무 의심스러웠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먼저 잠들기가 두려웠다. 이번에도 아프면 100% 님들이 범인인 것이에요

잠자리가 바껴서 그런지 새벽 5시에 깼다. 클비도 일찍 일어나길래 지홍이를 폭력적으로 깨우고 6시 반에 띠디를 불러 아침시장에 갔다.
아침만 먹고 들어올 생각으로 세수만 하고 츄리닝 입고 나왔다.

샤갈..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에요..
체감 상 예스24홀은 다 채울 인파였습니다
걸음을 걷기가 힘들었지만 대신에 엄청 소란스럽길래 셋이 노래 부르면서 다녔는데 아무도 신경 안 써서 아주 즐거웠다.

고기가 들어간 계란 빵(蛋堡)을 사고

하얼빈 아침시장의 명물이라는 초코 도우스틱(朱古力油條)도 샀다. 난 표준 중국어 발음을 몰라서 그냥 광동어로 ‘쮜꼴랙 야우티우..’라고 말했는데 다 알아들으시더라?

양고기 탕을 파는 집에 가서 포장한 음식도 꺼내서 먹었다. (중국은 다른 식당 음식 가져와서 먹어도 돼요)
양고기 탕이 나올 때부터 냄새가 심상치 않았는데 클비가 한입 먹자마자 뱉어내서 난 시도도 안했다🙄 주변에선 이거 태연하게 먹던데 그들에겐 양 냄새가 아무렇지 않나보다.
대신 계란 빵이랑 초콜릿 도우스틱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초콜릿 도우 스틱은 초코 맛이 진하지는 않지만 초코 향이 은은하게 나서 맛도리였다.


커피도 마시자고 해서 제일 가까운 루이싱 커피까지 걸어갔다. 존나 추운 겨울이 하얼빈의 관광 테마라서 곳곳에 눈사람이 보였다. 그런데 온도계에 영하 40도까지 만들어놓은 거 위엄 쩐다.

팽도리를 중화권에서는 波加曼라고 하는구나. 일본어 이름 ポッチャマ를 음차한 것 같다

아니 엄청 오래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스탈린 공원까지 와버렸다.

송화강 강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날씨가 좋고 아침 9시부터 사람들이 활기차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호텔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 가로수길이 멋져서 걸어보기로 했다. 계획엔 없지만 좋아 보이면 일단 가보는 식으로 다니는 것도 재미있다.

아까 시장에서 걸어올 때 ‘미사리 불륜 성지 모텔’ 같다고 했던 건물이 반대편에서 보니 케이블카 타는 곳이었다..
이따 이거 타보자는 말을 누군가 꺼냈고 그렇게 계획에 없던 케이블카를 오후 늦게 타기로 했다

호텔에서 한숨 자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하얼빈 오면 무조건 간다는 라오추지아(老厨家)
지점이 여러 곳 있었는데 중앙대가 쪽은 웨이팅이 있을 것 같아서 완다광장 쪽으로 왔다.

양장피를 땅콩소스에 비벼먹는 라피를 주문했다. 고소한데 새콤한 건 살면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고 마늘 맛이 강해서 내 입엔 그저 그랬다.

이 식당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꿔바러우를 개발했다고 한다. 엄청 얇고 빠삭한 것만 먹어봤는데 여기처럼 적당히 두께감 있는 편이 더 맛있었다.

카레소금에 찍어 먹는 새우튀김이랑 배추 볶음도 시켰다. 뭘 시켜도 실패는 없는 집인 것 같다.
항공권 예매 똥꼬쇼로 8만원을 날린 지홍이를 위로하기 위해 내가 점심을 샀다🙄 내돈,,

터질 것 같은 배를 붙잡고 하얼빈역에 왔다

목적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까지의 과정과 재판에서 했던 발언,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서 이 분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스스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 일제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기개를 느꼈다.

의거 당시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의 위치를 바닥에 표시해두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체감할 수 있었는데 내 생각보다 가까워서 용케 저지당하지 않도 해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였으면 표정관리 못해서 총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잡혔을듯🥲

하얼빈역에서 띠디를 부르는 게 엄청 어려웠는데 외고 중어과 나온 클비 덕에 잘 해결이 됐다. 완전 든든해

차지에서 티타임☕️

안 되면 되게 해💅🏻
不行也得行💅🏻
예약이 안 될까봐 걱정하던 우리에게 딥시크가 알려준 퀸 화법이다.. 실제로 예약이 잘 돼서 써보진 못했지만 썼으면 어땠을까

성소피아성당을 배경으루 사진도 찍고요

은발의 공주님들의 촬영 현장도 참관했습니다🙏🏻

케이블카 타러 가는 길
클비가 띠디 기사님께 소녀시대 노래 틀어도 되냐고 묻는 게 아니겠음?ㅋㅋㅋㅋㅋ 보법이 다르시다…

송화강을 건너는 케이블카를 탔는데 구름이 껴서 노을이 그렇게 예쁘진 않았다. 게다가 이때부터 허리가 은은하게 아프기 시작해서 2월 말에 아팠던 것처럼 걷지도 못하게 될까 겁이 났다. 정말 나 자는 동안 둘이서 나 밟은 거니..?

강을 건너고 나서 보니 이곳이 가보고 싶었던 태양도가 아니겠음..?
그래서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 여기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대중소 마트료시카를 끼고 셋이 사진을 찍었다. 우리 시그니쳐 포즈로 찍자고도 했는데 클비 혼자 다른 거 하더라👩🏻🎤🦹🏻♀️

훠궈를 먹으러 왔다. 고덕지도에서 火鍋 검색했을 때 제일 체인점 수가 많은 브랜드를 선택했다. 타 지역에는 없는 거 보면 동북 지방에서 시작된 브랜드인가 봄
늦은 시간에 갔는데도 손님이 많아서 20분 정도 웨이팅했다.

셀프 서비스 식당이라서 훠궈 탕 재료도 직접 가지고 오고(원앙 냄비라서 약간 매운 탕 + 버섯탕 2가지를 골랐다)



재료는 접시로 시키는 게 아니고 무게를 달아서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탈피 개구리(…)도 있고 껍질채 먹는 콩도 있어서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안전한 재료만 골랐다.

너무 맛있었다🙏🏻 여기는 홍탕츠바도 팔았는데 훠궈에 눈이 멀어 주문하는 걸 잊었다..

(건배도 했어요)

배가 터질 것 같아서 호텔까지는 걸어갔다. 5월 초에 벚꽃이 피는 동네에 와서 덕분에 올해는 꽃 구경을 두 번이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