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도쿄 2박 3일 여행 / 크리스마스 디즈니씨

마루©︎ 2024. 12. 21. 11:53

12월부터 무안공항에 나리타 행 정기편이 취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쩌면 무안공항을 이용할 기회는 이번뿐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예약했다.

금요일 17시에 출발해서 일요일 23시에 도착하는 일정이라서 연차를 쓰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공항까지 40분 거리면서 주차가 무료인 점이 무안공항 이용의 장점이다.

(월요일에 피곤한 건 어쩔 수 없고요🥶)

취항 기념으로 예약 시 프로모션 코드를 입력하면 15%를 할인해주었는데 덕분에 37만원에 예약했다. 인천공항까지 왕복 교통비가 9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20만원대에 예약한 기분이었다.



3시간 전에 도착했더니 공항 안이 정말 한산했다. 2시간 전에 도착해도 될 듯하다. (너무 일찍 가지 마세용)


2박 3일이라서 코트 한 벌에 니트 두 개, 바지 두 개만 챙겼다. 19년도에 파리에서 100유로 주고 산 버버리 목도리는 이미 뽕을 뽑을 대로 뽑은 것 같다🙄

도착하면 7시가 넘기 때문에 위탁수하물 찾는 시간도 아까워서 캐리어는 기내에 가지고 탔다. (이 결정은 신의 한수였다.)

진에어에서 비행기 한 대로 하루에 오사카, 제주, 나리타, 타이베이를 야무지게 운행한다. 그래서 이전 항공편이 지연되면 다음 항공편들이 줄줄이 지연되는 일이 생긴다는데 다행히 내가 탄 비행기는 30분 정도 밖에 지연되지 않았다.


정말 좁다..


1. 입국 수속
2. 세관 통과
3. 이온은행 ATM에서 현금 인출
4. 편의점에서 파스모 충전

7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위 네 가지를 초고속으로 마치고 8시 5분에 출발하는 나리타 스카이 액세스를 탔다. 위탁수하물 맡겼으면 짐 기다리느라 시간 허비했을듯


나리타 공항에서 오시아게 역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특급이라서 무정차 통과하는 역이 많다.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쿠라즈시가 오시아게에 있어서 체크인 전에 들렀다. 여기 연어는 소름끼치게 퀄리티가 별로다.. 매번 까먹고 시켰다가 나오는 거 보고 정색한다..


역시 이런 초딩스러운 메뉴가 여기 장점인 것 같다.


식사 후에는 스카이 트리도 잠시 보고 닌교초로 넘어가서 캡슐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2박에 11만원이라서 가성비는 좋지만, 숨소리도 내기 부담스럽고 1층 바 테이블에서만 뭘 먹을 수 있어서 불편했다. 그래도 닌교초가 워낙 위치가 좋아서 괜찮은 선택이었다.


야식으로 커피젤리 하나 조져주고 일찍 잤다.



(이틀 째)


날씨 지리네요.
테마파크 가기 딱 좋은 날씨!

체력 이슈로 인해 저녁 쯤 되면 늘 고통스러웠던 경험으로 이번엔 점심 먹고 입장해보기로 했다. 어트랙션 타는 게 목적이 아니고, 크리스마스 기간 한정 퍼레이드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2시 전에만 입장하면 됐다.


(여행 오면 삼시세끼 다 챙겨 먹어서 살 찌는 사람입니다)

마츠야에 가서 계속 먹고 싶었던 키무카루동을 주문했다. 이건 한국에서 못 먹잖아용..


한국에선 철수해버린 미니스톱

일본 미니스톱은 매장 내에서 삼각김밥을 직접 만드는 곳이라서 디즈니씨에서 먹을 삼각김밥을 사러 갔다. 그런데 막 쌀밥을 먹어서 삼각김밥은 땡기지 않는 것..


간식만 두 개 샀다🙄


점심 전까지 닌교초를 돌아다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가게가 보였다. 19세기부터 영업했다는 코토부키도寿堂였고 황금고구마黄金芋가 대표 상품이라 부모님 선물을 구입했다. (내 것도 낱개로 몇 개 샀음)

이름은 고구마이지만 생긴 것만 고구마 같고 실은 백앙금이 들어간 만쥬였다. 겉에 계피가루도 발라놓아서 녹차랑 먹으면 딱 좋다.


이 가게엔 희안한 시계가 걸려 있는데 어떻게 읽는지 너무 궁금했다. 우리나라는 자시가 23시부터 1시까진데 여긴 0시가 자시인가 싶구.


수퍼에 들러 장볼 시간이 이 때밖에 없어서 수퍼에도 들렀다. 찾던 물건이 없어서 얼마나 아쉽던지.

한국에 가져오고 싶었던 홋카이도산 생크림. 패키지도 귀엽다.

여기선 조카들에게 줄 젤리를 샀다.

고생하는 식구들한테 미안해서 여행한다는 걸 엄마한테만 알렸던 터라 젤리는 내 친구가 사다줬다고 거짓말을 했다.


수퍼에서 산 것들을 정리하고 나와서 커피를 마셨다. 붕어빵은 쫀득한 반죽에 커스타드가 들어있었다. 150엔이라니 물가가 왜 이렇게 싸죠?


점심 때 가려고 했던 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다.

하.. 시바.. 구글맵이고 타베로그고 2, 4번째 토요일엔 문 닫는다는 정보가 없었는디라^^


플랜B로 찾아두었던 우동집 타니야谷や에 왔다.

우동이랑 소바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됐던 기억 때문에 엄청 꼭꼭 씹어 먹었다. 사누키 우동이라서 쫄깃하기가 떡심 저리가라였다.

(현금만 받는 집이니까 주의하기)


도에이 히비야선
JR 게이요선
디즈니리조트 라인

갈아타고 갈아타서


디즈니씨에 도착했다.

매번 오픈런했었는데 이시간에 오니 입장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입장하자마자 DPA 구입하려 했는데 하나 빼고는 모두 판매 종료..😭 어트랙션을 타려면 쌩으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난감했지만 퍼레이드만 잘 보면 되지


깨알같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놨다


이때 얼마나 설레는지 아시나요


일단 소어링 쪽으로 가봤는데 200분 대기😵


인디아나존스는 180분😵

기다렸다가는 퍼레이드를 못 보겠어서 그 전까지는 일단 둘러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는 우키와망
새우가 들어간 튜브 모양 찐빵이다.

난 알린 모찌보다 이쪽이 더 좋다.


화산 보다 더 좋아하는 SS콜롬비아호


사람 개많죠?


크리스마스 한정 상품은 다 팔려서 어쩔 수 없이 선원 복장을 한 더피 인형을 샀고요


강풍으로 퍼레이드는 취소가 되었답니다😢
나 도쿄 왜 왔니..

저녁 전까지 어트랙션을 하나만 이용하기로 했는데 소어링과 인디아나존스 중에 계속 고민하다가 소어링을 골랐다.


대기 200분..
탄핵소추안 표결 생중계를 보면서 기다렸다


기다리다 보니 달이 뜨고 야간 조명이 켜졌다. 건물 덕에 이탈리아 감성이 있더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나서 마음 편히 놀 수 있었다.


장황한 도입부를 보며 일본어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여

마테호른의 정상 위를 날아갈 때나 킬리만자로 앞을 활공할 때 눈물 날 만큼 좋았습니당.. 죽기 전에 탄자니아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흔 되기 전엔 가고 싶다


소어링을 타고 저녁 쇼 전까지 30분이 있어서 저녁을 먹었다. 볼케니아 레스토랑에서 마파두부+볶음밥을 주문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다. (낮에 면 먹어서 저녁엔 무조건 밥이어야 했거든요)

하루마키는 속이 ドロドロ 해서 별로였다!


늦게 자리 찾으러간 것에 비해 황송한 위치에 서서 쇼를 봤다. 올드팬과 뉴커머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곡 선정에 박수를 드립니다.

휴대폰 배터리가 10% 밖에 남지 않아 초조했지만


트리 앞에서 사진도 찍고요, 터틀 토크에서 배꼽 잡고 웃다가 9시 꽉 채워서 퇴장했습니다..

상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려고 했던 핀뱃지는 못 샀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맥도날드에 들러 그라코로를 먹었다. 매년 겨울마다 파는 메뉴인데 내가 12월에 도쿄에 또 언제 올지 몰라서 도전해봤다.

한국인에겐 굉장히 낯설고 난해한 맛이었다.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게 유일한 긍정적인 점이었음^^


(사흘 째)


아침 먹으러 또 마츠야에 갔고, 이번엔 반숙달걀을 추가했다. 개마싯..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아키바에 왔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옛날 생각이 확 났다. 2008년에 도쿄에 왔을 때 이 근처를 매일 같이 다녔었는데 그때 다니던 골목길에 갔더니 가게들이 그대로 있더라.


아침부터 파칭코 가게 앞에 줄 서 있는 건 일본에 15번은 와도 신기한 문화다.


과자를 사러 돈키호테에 들렀다. 이 건물 8층에 AKB48 극장이 있는데 최근에 리뉴얼 오픈하고 신 공연도 시작했다더라. 16년 전에 극장공연 보러 왔던 일이 생각난다.


과자를 사고는 싱글 구입 특전을 받으러 라무타라에 갔다. 다행히 남아있어서 엽서를 받아왔다. 판매량에 기여했다는 뿌듯함도 함께


아키바를 떠나 서쪽으로 계속 걸었다.

히지리바시가 목표였는데 가는 길이 꽤 복잡했다. 가방에 과자가 엄청나게 들어있어서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도쿄는 아직 은행이 한창 예쁠 때라서 걷는 건 좋았다. 어쩜 저렇게 가로수 정비를 예쁘게 해놓을까.


커다란 은행나무에 이끌려 뜻하지 않게 유시마성당에 들어왔다. 성당이래서 가톨릭 관련 장소인 줄 알았는데 공자를 모신 사당이었다.


햇빛이 좋아서 그런지 그림 그리러 나온 어르신이 많았다. 무엇인가 취미를 갖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나도 지금처럼 좋아하는 걸 계속 하다보면 나이를 먹어서도 할만한 취미가 생기겠지?


히지리바시에서 여러 노선의 전철을 볼 수 있었는데 선로에 햇빛이 들지 않아서 사진이 아쉬웠다.


진보초를 향해 계속 걸었다.
이 동네에 온갖 유명한 대학이 다 모여있더라.


さく散歩에서 遠藤さくら가 갔던 카레 가게가 목표였다. 진보초가 도쿄에서 손에 꼽히는 카레 격전구라서 동네 전체에서 향신료 향이 가득했다.

1층이랑 2층이 분리되어 운영 중이고 여기도 현금만 받는다. 이 날 아침 현금 1000엔을 남기고 파스모를 충전했었는데 안 남겼으면 불편할뻔 했다.


리필이 무료인 삶은 감자를 주고


치킨카레를 시켰는데 감자를 주면서 종업원이 매운 정도를 0에서 70 중에 고르라길래 5를 주문했다.

안 매울 줄 알았는데 꽤 매워서 감자를 두 개나 먹었다.


배가 빵빵했지만 니혼바시 하브스에 가서 밀크레이프를 먹었다. 올 초에 먹었을 때 만큼의 감동이 없어서 아쉬웠다. 배가 고플 때 왔어야 했다.

한 조각이 크기가 엄청 큰데 일본 사람들은 케이크를 한 사람 앞에 한 조각씩 시켜서 먹는 게 신기했다. 나눠 먹기 싫어하나


특전으로 받아온 엽서는 초회한정A 자켓이랑 똑같은 디자인이었다. 어디 걸어놓진 못하구 수납장 행이지만여


친구 선물을 사러 포켓몬 스토어에 왔다. 12월이라고 피카츄도 산타 모자를 썼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결제 줄만 30분 이상 서야 한다.


야도킹 전문 트레이너인 친구에겐 야도킹 인형을


그리고 나를 위해 싸리용 아크릴 참을 샀다.
9세대 포켓몬 중에선 싸리용이 제일 좋다.

나도쭈잉!!


캐리어를 찾으러 닌교초에 돌아와서 잡화점을 돌았다.
예쁜 쓰레기가 될 것들 뿐이라는 생각으로 지갑을 지켰다. 언제부터 내가 크리스마스 리스를 걸었다고^^


언제부터 내가 손수건을 갖고 다녔다고^^


떠나기 전에 삼각초코파이를 먹어주구요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저 라인업에 무안이 있다니. 위화감 오진다. 나한텐 낙지 먹으러 가는 동네였는데.. 앞으론 국제도시 무안이라고 불러야겠다.


8시 출발이라서 보안검사 전에 저녁을 먹었다.(계속 먹네요🙄)
1터미널에 식당이 많으니 먹고 들어가길 추천한다.


비행기는 지연 없이 제 시간에 이륙했다. 도착해서 짐 찾고 나니 11시 10분이었고, 차 찾고 집에 가니까 12시였다.

주말 동안 도쿄에 다녀온 게 꿈 꾼 것만 같고, 다음날 변함없이 출근해야 한다는 게 믿고 싶지 않았다.

무안-나리타 항로는 2월까지만 운행한다고 하니 망설이는 사람들은 어서 예약하기를 추천한다.